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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리뷰/영화 & 시리즈 theater

SERVANT, S1E6 "Rain" 스포일러 리뷰

by 리즈앤앨리 2021. 2. 2.

 

 

 

 

 

!!! SPOILER ALERT !!!

<Servant>의 직접적인 장면 설명 및 내용 노출이 있는 자유롭고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스포일러에 유의하세요. 감사합니다.  

 

 

 

 

 

 

 

비가 왔다. 아침부터 세차게 퍼붓던 비는 밤이 돼도 그치지 않고 하루 종일 내렸다. 구르릉거리는 천둥소리도 쉬이 꺼지지 않았다. 산뜻하게 내리는 봄비가 아니라, 축축한 만추의 비였다. 그렇게 온종일 불길한 기운이 터너 가족의 집을 휘감았다. 또 다른 낯선 이의 등장과 함께. 

 

 

 

 

 

 

 

SERVANT, S1E6 "Rain"

My Favorite Top 5 Moments.

 

 

 

top 5. Rain 

 

어둡고 음산한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불길하다. 지난 에피소드에서 호되게 당한 리앤에게는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 

 

Rain, Rain, Go away - 
Come again another day -
Rain, Rain, Go away - 
Little baby wants to play -

Leanne, "Rain"

 

동요가 이토록 불안하게 들리는 걸 보면, 나 역시 리앤의 감정에 이미 몰입되어 있었다. Servant의 전반적인 정서가 긴장감과 천천히 타오르는 스릴감이다 보니 극 중에서 비가 상징하는 건 불 보듯 뻔했다. 분명 불길한 무언가가 생길 터였다. 에피소드 1 "Reborn"에서도 비가 왔다. 그다음 화도, 또 그 다음화도 축축한 날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비가 멎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하다가 다시 궂은날이 시작되었다.  

 

션은 또 바빴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 전세기를 타고 출장요리를 위해 떠나야 했다. 그것만으로도 불안했다. 션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는지- 기우겠거니 애써 마음을 다독였는데. 그래 그럼 그렇지, 진짜 걱정거리는 그것이 아니었다는 걸 곧 깨닫게 되었다. 

 

 

"Rain" 에피소드에서 '비'가 주는 두 가지 느낌이 있었다. 하나는 불길함이고, 또 다른 하나는 찝찝함이다. 아직도 터너 가족을 휘감고 있는 그 불안함과 불길함이 무엇인지 도통 모르겠는 까닭에 보는 내내 계속해서 찝찝한 기분이다. 바로 그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 바로 위의 장면이다. 지금껏 소개된 적 없는 낯선 사람 조지 George가 다 터진 가죽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왔다. 신발이 머금고 있던 흙탕물이 그대로 새어 나와 바닥을 흥건히 적신다. 나무 마룻바닥이니 그 물은 스며들 것이다. 축축하게 오랫동안 남아있겠지. 바로 그 찝찝함. 불쾌함. 이번 에피소드는 낯선 이의 등장과 함께 그 감정을 극대화시켰다. 

 

 

 

 

top 4. Found You!

 

리앤의 편지 또한 불현듯 비와 함께 찾아왔다. 발신인이 없는 편지였다. 봉투를 뜯어 내용을 보았을 때, 리앤의 표정은 짧은 탄식과 함께 그대로 굳어버렸다. 

 

 

발신인이 누군지 쓰여 있지 않았어도 리앤은 누가 보낸 것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것을 지켜보는 시청자로서는 리앤이 정말로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구나- 라는 것을 짐작케 하는 내용. "찾았다!" 라니. 상상만으로도 소름 돋지 않는가. 처음 편지가 도착했을 때, 션은 그것을 뜯어보고 싶어 했다. 도로시가 만류해 그는 편지의 내용을 미처 볼 수 없었지만 만약에 그가 보았다면 단박에 뒤집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사건은 늘 이럴 때 일어난다. 션은 어디론가 떠나고 있고, 리앤에게는 또 다른 위협이 나타난 셈이다. 도로시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터. 

 

다행스럽게도 그 편지를 대체 누가 보낸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top 3. Uncle George 

 


" Dorothy Turner."   " 도로시 터너 씨."

" Do I know you?"   " 제가 아는 분인가요?"

" No. But I know you."   " 아뇨. 하지만 저는 당신을 압니다."

" This is my uncle George, Dorothy."   " 이 분은 제 삼촌 조지예요, 도로시."

 

- George, Dorothy, and Leanne, "Rain"


리앤의 삼촌, 조지. 그의 첫인상은 강했다. 위압적이고 단단해 보이는 성정과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 무거운 말투, 그리고 꽤 큰 덩치를 가진 사내였다. 작중 내내 웃음기 하나 없는 냉정한 표정의 그는 리앤 앞에서 꽤 엄하게 굴었다. 리앤이 그 앞에서는 너무 위축된 모습인 데다가 행동도 매우 조심스러워서 둘의 대화는 주로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리앤이 도로시에게 그를 'uncle'이라고 소개했으나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의 개념의 'uncle'일런지는 모르겠다. 도로시 또한 그 정도의 의심을 가지고서 그 둘을 관찰한다. 도로시에게 조지의 첫인상은 나만큼이나 부정적이었을 것이다. 대화에서 느껴지는 그의 고압적인 성격에 그녀는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간파했다. 특히 식탁에서의 그의 매너를 통해 그 생각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그러니까 얼마나 무시무시했느냐면, 그가 이랬다. 

(1) 도로시가 불길한 예감을 꽉 쥔 채 리앤의 방으로 갔을 때, 그곳에서 리앤, 아기와 함께 있던 조지를 만났다. 다짜고짜 도로시의 이름을 부르며 친숙한 듯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미리 준비했던 선물을 건넸다. 오래되어 귀하다는 느릅나무 elm로 만든 나무인형이었다. 근데 이게 매우 기분이 나쁠 정도로 기이하다.... 요리사 모양의 인형은 남편 션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했다.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기 위해 도로시는 힘껏 입꼬리를 끌어올려 억지웃음을 지어야 했다. (그래도 선물이어서 아래 사진처럼 모빌에 정성껏 매달아주었다. 그걸 보는 션의 표정이 압권.)

 

 

(2) 도로시는 손님인 그를 위해 열심히 요리를 했다. 저녁식사 직전, 그녀가 음식을 서빙하고 자리에 앉았을 때, 조지는 덜컥 그녀의 손목부터 잡았다. 식전 기도를 하기 위함이었다. 말 대신 거친 행동을 해 보였다. 놀란 도로시가 그 자리에 얼어붙었을 때, 다 같이 손을 맞잡고 그는 알 수 없는 말로 기도를 했다. 

 

(3) 그는 근사하게 플레이팅 된 그녀의 요리를 냅킨으로 모조리 쓸어냈다. 소스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그는 고기를 냅킨에 둘둘 말아 육즙까지 모두 빼내겠다는 심산으로 있는 힘껏 비틀어댔다. 그가 음식을 먹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마치 소스는 사치라는 듯, 불필요한 것이라는 듯 손으로 고기 살만 뚝뚝 끊어 먹을 뿐이었다. 

 

(4) 또 그는 도로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그녀의 어린 시절 사진을 그녀에게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 

 


" How old were you when she died, Dottie?"   "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몇 살이었어요, 도티?"

" That's what she used to call me. 'Dottie.' "   " 그건 저희 엄마가 쓰던 말이었는데... '도티'." 

 

George and Dorothy, "Rain"


 

나는 모르는 어떤 낯선 이가 나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그것도 너무나 깊은 곳을 알고 있다면 그것만큼 무서운 것도 없을 것이다. 줄리안을 만났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 Why don't you start by telling me who the f**k you really are?"   " 이제 진짜 당신이 누군지 말씀해보시죠?"

" I'm the same as you, Julian."   " 난 당신과 같아요, 줄리안."

" You figure?"   " 그래요?"

" Uncles. It's a greater responsibility than people realize. In the event of a tragedy, that's when we step up. Take the child under our wing, if we are good people. We are both good people. Aren't we, Julian?"

" 삼촌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죠. 비극이 일어나면, 그때 나서는 게 바로 우리니까요. 아이를 우리 품으로 데려올 거예요, 우리가 좋은 사람이라면요. 우린 둘 다 좋은 사람들이에요. 안 그런가요, 줄리안?"

 

Julian and George, "Rain" 


 

그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도로시나 줄리안과는 다르게 절제된 대화를 하며 표정으로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의 말속에는 '아는 자'가 가지는 특유의 여유가 있다. 지난번 "Eel"에서 줄리안과 리앤의 대화와 같은, 그 비슷한 느낌이다. ' 난 너에 대해서 알고 있어. 무슨 일을 겪었는 지도 알지. 넌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 그래, 그렇게 놔두는 게 네 신상에 좋을 거야. 더 알려고 하지 마. 다치는 건 결국 너니까. 그러니 나한테 함부로 덤비지 말란 말이야, ' 같은. 그는 굉장히 고압적이다. 도대체 그가 그들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리앤이 어떻게 그들에 대해 알고 있는지와 결국 같은 물음이다.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5) 가장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던 건 한 밤 중이었다. 도로시의 계속적인 권유로 조지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집에 하룻밤 머물게 되었다. 도로시가 그를 위해 서재의 소파를 내주었고, 그런 그를 지켜보기 위해 -감시하기 위해- 줄리안도 1층 거실에서 머물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 큰 소리에 줄리안이 잠에서 깼다. 조심스럽게 그를 감시하기 위해 서재로 향했다. 그런데 그가 없다. 깜짝 놀란 그는 집구석구석을 살폈다. 경보기가 켜져 있는 걸로 보아 나간 흔적은 없다. 그럼 집 어딘가에 있다는 소린데 그것처럼 소름 끼치는 일도 없다. 도로시를 깨워 대체 무슨 일인지 설명한 후 다급히 그를 찾아다니는 데, 이게 웬일. 아기를 바닥으로 밀어내고 떡하니 아기 침대를 차지한 조지를 발견했다. wtf-. 

 

 

그들의 표정이 곧 내 표정. 정말이지 상상도 못 했고, 하기도 싫다. 

그가 아기침대에서 잔 이유는 확실치는 않지만 아래 그의 대사에서 조금 유추해볼 수 있을 것 같다.

 


" This is a godless house."    " 여긴 불경한 집이오."

 

George, "Rain"


 

godless라면 신을 믿지 않는, 그렇기에 불경한, 신이 없는, 이라는 뜻이다. 터너 가족의 모두가 종교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반면 조지는 식전 기도까지 꼼꼼하게 챙길 만큼 매우 신실한 사람이다. 그에게 이 집은 당연하게도 신의 가호가 없는 집이다. 그러나 단 한 곳, 유일하게 십자가가 있는 곳이 있다. 그곳이 바로 아기침대다. 리앤이 십자가를 매달며 축복을 했을 바로 그곳이다. 조지가 생각하기에 그곳만이 안전하고 깨끗한 곳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직접 아기를 밀어내고라도 그곳을 차지하고 싶었을지도. 어쩌면 연출 상 그의 괴상함을 강조하려 이 장면을 넣은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성공이다. 바닥에 덩그러니 누워있는 아기를 목격한 것만으로도 충격이었는데, 세상에, 거기에서 자고 있다니. 

 

이토록 그의 존재는 무척이나 괴상하고 이상하고 무섭다. 리앤은 실제로 그를 마주하는 내내 긴장을 하느라 꽁꽁 얼어있었다. 도로시도 하마터면 그럴 뻔했으나, 그래도 자신의 집이고 그 프라이드가 있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집주인으로서 행세를 해냈다. 

 

그런데 대체 그는 어떻게 리앤을 찾아냈을까? 저녁식사 장면에서 아래와 같은 조지의 대사가 나온다. 

 


" Sometimes people need a firm hand to know their place."   " 때론 사람들은 자신의 분수를 알기 위해 엄격한 규율이 필요한 법입니다."

 

George, "Rain" 


 

대충 직역을 하자면 위와 같은데, 사실 지금 그들의 대화 내에서 나온 이 대사의 무게는 조금 다르다. 전 날, 전 에피소드 "Cricket" 편에서 리앤은 어떠한 이유로 - 나는 그녀가 션에게 끼친 해악에 대해 용서를 구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을 했었다. 그 장면과 연관 지어보면 조금은 의미심장한 대사일 수 있다. 'a firm hand'는 엄격한 규율, 조절 등을 의미하는데 그 의미가 쓰임에 따라 말 그대로 체벌의 의미로 쓰일 수도 있다. 실제 조지는 저 말과 함께 리앤을 바라보고, 리앤 역시 조금은 얼어붙은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Cricket" 편에서 그녀의 채찍질 이후 실제로 귀뚜라미가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어쩌면 이 정도로 큰 힘이 발산되다 보니 그들 - 조지 삼촌, 메이 숙모 등등 - 이 그녀의 위치를 알게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고, 또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조지가 이렇게 리앤을 찾으러 갑자기 터너 부부 집에 나타난 것은 그녀를 데려가기 위해서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리앤은 가족과 함께 있어야 하고, 그녀에게는 할 일이 있어 더 이상 머물게 할 수 없다는 확고함을 보였다. 리앤은 그 말이 달갑지 않은지 계속해서 창백한 표정뿐이었다. 분위기를 보아 리앤은 그들 몰래 이 집을 '선택'해서 들어왔고, 조지는 그런 리앤이 어디에 있는지 내내 찾아다녔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리앤은 머물고 싶어 한다. 삼촌의 명령에 불복하려 한다. 그런 그녀에게 힘을 실어준 건 바로 도로시였다. 

 

 

 

 

top 2. 선택 

 

도로시는 리앤에게 많은 의지를 하고 있다. 그것이 이기적인 이유에서든 뭐든 상관없이 그녀에게는 지금 현재 리앤이 필요하다. 리앤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리앤이 자신의 선택으로 이 집에 들어오기를 자원했고 그래서 들어올 수 있던 것이라면 더욱이 나가기 싫을 지도. 무엇보다 자신이 동경하는 도로시의 집 아니던가. 그래서 조지가 함께 떠날 시간이라고 했을 때, 리앤은 선뜻 그러겠다고 명령을 따르지 못했다. 그녀는 도로시의 집에 더 머물고 싶었다. 

 


" We've all grown so fond of you over these last few weeks, Leanne. Sean included, and you know how he hates everyone. Honestly, you feel like one of the family now. Unless it's something else. Unless you're not happy here with us."

" 지난 몇 주 동안 우리가 얼마나 널 좋아하게 됐는지 몰라. 션도 그래. 너도 알잖아, 그 사람은 모든 사람을 다 싫어하는 거. 솔직히 말해서, 이제 정말 너는 우리 가족 같아. 다른 것 때문이 아니라면 말이야. 만약 여기에 있는 게 행복하지 않다면 어쩔 수는 없겠지만."

" No, I'm- I'm very happy here, Dorothy."  " 아니에요, 저는- 저는 정말 여기에 있어서 행복해요, 도로시." 

" Then maybe you need to tell your uncle that. So that he understands your wishes."   

" 그럼 삼촌한테 그렇게 이야기해 줘. 네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야."

" It won't make a difference. If- if he says that I have to leave-" 

" 이걸(계약서)로는 바꾸기 힘들 거예요. 만약, 만약 삼촌이 떠나야 한다고 하면-"

" Then we just need to convince him you should stay. Both of us."  " 그럼 네가 여기 있어야 한다고 설득하면 돼. 우리 둘 다."

 

Dorothy and Leanne, "Rain" 


 

도로시는 리앤과의 관계를 공식화하기 위해 서면으로 계약하기에 이른다. 위와 같은 대화에서 리앤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과연 머물고 싶은 그 마음이 진심이었을까. 사실 션과 줄리안이 두 눈 부릅뜨고 그녀를 내쫓고 싶어 한다는 걸 그녀도 명백히 알고 있는 상황이다. 진심이라면 그녀는 도로시 하나만 바라보고 머물겠다는 셈이다. 또한 그만큼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도로시도 후자의 것을 눈치채고서 좀 더 적극적으로 리앤을 붙들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션과 줄리안의 만류도 소용없었다. 리앤을 두고 조지와의 딜을 성공적으로 맺기 위해 그녀는 다음날 아침 정갈한 옷을 입고, 십자가 목걸이를 차고, 원래는 하지 않던 아침 식전 기도를 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때 줄리안의 표정이 가관이었다!)

 

이러한 서포트를 받으며 리앤은 스스로 선택을 했다. 그녀가 원하는 바를 조지에게 직접 전했다. 노발대발하며 억지로라도 리앤을 끌고 갈 줄 알았던 조지는 의외로 한 발 물러섰다. 대신 그녀에게 다음에는 "메이 숙모"와 함께 올 테니 두고 보겠다, 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또 다른 낯선 이의 등장이 예고되는 순간이다. 

 

 

 

 

 

top 1. Salvage 

 

조지의 존재는 미스터리함 그 자체다. 리앤만큼이나 그도 역시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다만 그가 키워드처럼 툭툭 내뱉은 단어가 몇 가지 있다. 

 

Salvage, tragedy, child, family, help 

 

도로시가 그에게 직업이 무어냐고 물었을 때, 간단히 Salvage라고 말한 바 있다. 구조/구출이라는 뜻이지만 주로 해난 상황에서의 물건/재화/선원 구조를 가리키고, 이 때문에 침몰선 인양의 경우도 이 단어를 쓴다. 물론 동사로써 비유적으로는 좀 더 포괄적인 상황 모면, 구제의 의미로도 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구제"의 의미로써 그가 말했을 거라는 것이고, 그렇다면 그들이 정말 터너 가족 family을 구하러 왔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는 것이다. 그가 이후 줄리안과의 대화에서 말한 tragedy, 즉 아이 child를 잃은 비극에 빠진 터너 가족을 구제하기 위해 왔다는 것일지도. 그것이 그들의 직업이라면, 그렇다면 아래와 같은 리앤과의 대화도 그렇게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 I want to stay."   " 전 여기에 남을래요."

" What about the others? The ones who deserve your help. You will abandon them for this? For her?"   

" 그럼 다른 사람들은 어쩌고? 너의 도움을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들 말이야. 이 사람들 때문에 포기하겠다는 거야? 저 여자 때문에?"

 

Leanne and George, "Rain"


 

리앤의 직업을 생각했을 때 그녀의 'help' 라는 것은 단순히 집안일을 보거나 노약자를 돌보는 일에 한정 지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만이 아님을 이제는 모두 안다. 아마도 그 도움이라고 하는 것은 그들에게 아기를 선물한 일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일 테다. 그가 이전에 언급했던 그 '구제하는 일' 은 바로 이런 일일 것이다. 비극에 빠진 가족을 구하는 일. 어떠한 기적을 선사하는 일. 그러나 위의 대화에서 그는 넌지시, 터너 가족은 구할 가치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 리앤의 도움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같이 떠나자고 하는 것이다. 겨우 도로시 때문에 여기 남겠다고 하는 건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다- 라는 걸 리앤에게 주지 시키는 장면이다.

 

그러니 리앤은 조지의 뜻과는 상관없이 터너 가족에게 찾아온 것일 것이다. 그들은 다른 가족들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나, 도로시를 만나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로 훌쩍 떠나버린 리앤은 그들의 계획과는 다른 그녀만의 봉사를 하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리앤은 남기로 했다. 

 

 

조지가 떠난 이후, 션이 돌아왔다. 도로시는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션을 맞이했다. 션은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그러나 도로시는 그가 운을 떼기도 전에 새로운 소식부터 알렸다. 약 3주 후, 아기의 세례식을 예약했다는 것. (oh no, Dorothy....) 그녀에게 어떠한 심경의 변화가 생긴 게 틀림 없다. 션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소식이라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도로시가 물론 그와 관련된 발언 기회조차 주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말이지 갈수록 태산이다. 

 

시즌 1의 중반을 막 넘긴 시점이다. 터너 가족의 비극을 우리는 아직 정면으로 바라본 적이 없다. 또한 리앤과 그녀의 삼촌이라고 일컫는 조지의 등장으로 그들의 미스터리는 쌓여만 가고 있다. 리앤 뒤에 배후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혹은 어떤 컬트 조직이 있을 수 있을 거라고. 아마도 그 답이 "Aunt May" 일 수도 있겠다. 추후 있을 그녀의 등장이 많은 답을 알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외 흥미로운 것들 

 

* 리앤이 받은 편지 덕분에 터너 가족의 집 주소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실제 존재하는 주소다. 

: 9780 Spruce Street, Philadelphia, PA, 19103

실제 집 외관 씬 촬영지는 그 근처, Spruce / 21st street에서 촬영을 했다고. 내부 씬은 모두 세트 촬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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